1. 사례

AB와 결혼을 약속하고 결혼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결혼준비 도중 B와 도저히 안 맞는다는 것을 깨닫고 파혼을 결심한다. AB는 약혼을 하며 이미 예물을 주고받은 상황인데, AB에게 자신이 사준 예물반지를 돌려달라고 청구할 수 있을까?

2. 약혼예물반환의 법적 성격

판례는, 약혼예물의 수수는 약혼의 성립을 증명하고 혼인이 성립한 경우 당사자 내지 양가의 정리를 두텁게 할 목적으로 수수되는 것으로 혼인의 불성립을 해제조건으로 하는 증여와 유사한 성질을 가진다고 보고 있습니다. , 약혼예물은 혼인을 예정하며 주고받는 것이므로 혼인이 성립하지 않을 경우에는 서로 받은 예물을 반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약혼예물반환에 관하여 가장 많이 하시는 두 질문은 1) 혼인이 성립되었으나 이후 이혼한 경우 예물반환청구를 할 수 있는지 여부, 2) 약혼 해제에 관하여 과실이 있는 유책자가 예물반환청구를 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아래에서 답해 보겠습니다.

3. 혼인이 성립된 이후의 약혼예물반환청구

약혼예물의 수수를 혼인불성립을 해제조건으로 하는 증여로 보는 판례의 태도에 따르면, 혼인이 성립되는 경우에는 그대로 증여의 효력이 발생하여 예물의 소유권은 증여 받은 당사자에게 귀속됩니다. 일단 혼인을 하였다면 이후 혼인이 파국을 맞이한다 해도 예물반환을 청구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혼인이 성립되어 예물의 소유권이 넘어갔다고 하면 크게 억울해 할 사람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결혼 준비과정서부터 잡음이 발생하더니 결국 혼인만 하였을 뿐 결혼생활은 전혀 하지 않게 되었다거나, 행복한 결혼생활을 꿈꾸던 자신과는 달리 상대방은 의무감에 혼인만 하였을 뿐 결혼생활을 전혀 할 생각이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경우, 그런 사연들에 있어서까지도 혼인의 파탄에도 불구하고 예물의 소유권이 상대방에게 귀속된다고 하여야 할까요?

이에 관하여 판례는, “예물의 수령자측이 혼인 당초부터 성실히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고 그로 인하여 혼인의 파국을 초래하였다고 인정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혼인불성립의 경우에 준하여 예물반환의무를 인정함이 상당하다고 판시하여 예외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법리적으로만 따지기 보다는 현실을 고려하여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4. 유책자의 약혼예물반환청구

파혼 당사자라 하여 누구든 상대방에게 예물반환청구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판례는 약혼의 해제에 관하여 과실이 있는 유책자는 그가 제공한 약혼예물을 적극적으로 반환 청구할 권리가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유책자에게 약혼예물의 반환까지 구할 염치가 없는 것은 맞겠으나, 유책자의 예물반환청구권을 부인한 위 판결이 타당한지에 관하여는 다소 의문이 있습니다. 민법은 해제의 경우 유책자이든 아니든 서로 간에 주고받은 것은 원상회복하여야 한다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는데, 왜 약혼의 해제의 경우에만 달리 보아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근거가 부족합니다. 위 판례 또한 유책자의 경우 반환할 수 없다고 할뿐 별다른 근거를 제시하고 있지는 않는데 향후 보완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쌍방의 과실 없이 약혼이 해제된 경우나 쌍방의 과실로 약혼이 해제된 경우라면 양 당사자는 서로에게 지급한 약혼예물에 대하여 반환청구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5. 결론

사안에서 AB는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성격이 맞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파혼한 것으로, 이를 일방의 특별한 유책사유에 의해 파혼을 결심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AB는 각자 상대방에게 지급한 약혼예물에 대해 반환청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결혼준비과정에서 B가 크게 잘못하여 혼인이 이루어지지 못한 것임이 밝혀진다면 A는 자신이 받은 예물을 돌려주지 않으면서 B에 대해 예물반환청구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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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는 말

지난 8월경 본 칼럼을 통하여 필자는 불효자방지법의 도입 시도와 관련하여 현행 민법의 규정 및 관련 판례를 소개한 바 있습니다.

한편 최근 대법원에서는 자녀가 효도를 조건으로 부모로부터 증여를 받은 후 오히려 불효를 저지르자, 부모의 증여계약 해제 주장을 인정하여 받은 재산을 반환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려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존에 소개해드린 사례와 최신 판례를 비교하여 다시 한번 설명 드리고자 합니다

2. 지난 사례의 경우

첫 번째 경우입니다.

노부부는 평생을 고생하여 마련한 과수원을 비롯하여 모든 재산을 아들에게 미리 물려주었고, 당연히 아들이 자신들을 봉양할 것이라고 기대하였습니다.

그러나 아들은 어려서부터 귀하게만 자라온 터라 부모님으로부터 받는 일에만 익숙했고, 재산을 미리 물려받은 후에는 봉양은커녕 10년이 넘도록 고향에 내려가보지도 않았습니다.

결국 화가 난 갑 할아버지와 을 할머니는 아들을 상대로 과수원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말소하라고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노부부의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민법 55612호는 부양의무가 있는 자가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증여자는 증여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민법 5562항은 이러한 해제권은 해제원인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6개월 내에 행사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민법 558조는 이미 증여계약을 이행한 부분은 해제될 수 없다고 정하고 있구요.

결국 갑 할아버지 내외가 아들이 자신들을 봉양하지 않은지 10년이 지나도록 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이상 과수원은 아들 것으로 남게 됩니다.

두 번째 경우입니다.

노부부는 평소 자신을 따르던 조카에게 자신들의 노후를 돌보고 사후 제사봉행을 해줄 것을 약속 받고 과수원을 넘겼습니다.

그러나 조카는 과수원을 받은 후에는 병 할아버지 내외를 전혀 찾아보지 않았고, 백내장으로 입원했을 때에도 문병조차 오지 않았습니다. 10년을 참던 병 할아버지 내외는 조카에게 자신들을 돌보지 않을 것이라면 과수원을 돌려달라고 했습니다. 그래도 조카가 자신을 무시하자 병 할아버지 내외는 조카를 상대로 과수원의 소유권이전등기 말소 청구소송을 냈습니다.

첫 번째 경우와는 조카인지 아들인지만 빼고 모두 같은 사건입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법원이 노부부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번째 사례에서 문제되었던 민법 55612호의 부양의무는 민법 974조에 정한 부양의무, 즉 직계혈족이나 생계를 같이 하는 친족간 부양의무에 관한 것이라고 보아 병 할아버지의 조카에게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 경우는 상대방의 부담이 예정된 부담부증여로 민법 561조에 의하여 쌍무계약에 관한 규정이 적용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쌍무계약의 경우, 상대방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한쪽 당사자는 의무이행 최고 후 계약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계약 중 이미 이행된 부분에 대해서도 계약해제와 원상회복을 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두번째 사례의 노부부는 조카를 상대로 증여계약을 해제하고 과수원의 소유권이전등기말소를 구할 수 있습니다.

3. 최근 사례의 경우

노부부는 2003년말 아들에게 20억 원 상당의 단독주택을 물려주며 효도각서를 받았습니다.

각서는 같은 집에 살며 부모를 충실히 부양하고, 제대로 모시지 않으면 재산을 모두 되돌려 주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나 뻔한 스토리와 비슷하게 아들은 노부부를 제대로 모시기는커녕 함께 살면서도 식사도 같이 하지 않았습니다. 허리디스크를 앓는 모친의 간병도 따로 사는 누나와 가사도우미에게 맡겼습니다.

거기에 아들의 막말까지 이어지자, 결국 노부부는 아들을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 말소청구의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 사례는 언뜻 먼저 소개해드린 첫번째 사례와 비슷합니다.

이미 10년이 지난 증여시점과 수증자가 아들이라는 점에서 매우 비슷하지요.

그러나 결정적으로 이 사건에는 효도각서가 등장합니다.

대법원은 유씨의 아들이 쓴 각서에 충실히 부양한다라는 문구가 있는데, 이는 부모자식 간의 일반적 수준의 부양을 넘어선 의무가 계약상 내용으로 정해졌다는 것이라고 보아, 노부부의 증여에 대한 반대급부로 아들의 구체적 부양의무가 규정된 부담부증여인 이상 쌍무계약의 규정이 적용되므로 증여자인 노부부는 수증자인 아들의 계약상 의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해제를 할 수 있다고 본 것이지요.

결국 이 사건에서 효도각서가 작성되지 않았다면 지난 번 소개드린 첫번째 사례와 마찬가지로 노부부는 가슴만 치고 말았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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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례

부부인 A와 B가 이혼하려고 한다. 이들 부부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태였다. 남편인 A에게는 3천만 원의 빚만 있었고, 부인인 B는 가진 재산이 없었다. 남편인 A는 3천만 원이 가정생활을 영위하기 위하여 은행에서 빌린 돈이라고 주장하면서 그 50%에 해당하는 1천 500만원의 지급을 구하는 재산분할청구를 하려고 한다.  

2. 채무의 분담만을 위한 재산분할청구가 가능할까?

이혼한 부부의 일방이 상대방으로부터 부부 공동의 노력으로 이룩한 재산 중 일부를 분할 받을 권리를 재산분할청구권이라고 합니다(민법 제839조의2).

일반적으로 재산분할청구권은 상대방의 적극재산을 분배 받을 목적으로 행사되기 때문에, 재산분할의 대상도 상대방의 적극재산이 됩니다.

그런데 이혼 당사자 각자가 보유한 적극재산에서 소극재산을 공제하는 등으로 재산 상태를 따져 본 결과 소극재산의 총액이 적극재산의 총액을 초과하는 경우에도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을까요? 사례를 참고하여 봅시다. 부부의 재산을 다 모아도 분할할 재산은커녕 빚만 남아 있다면 A는 빚이라도 B와 분할해서 자신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자 할 것입니다. A의 재산분할청구는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요?

이에 관하여 과거 판례는 부부재산에 소극재산인 채무만이 남은 경우 그 소극재산을 분할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취하였으나, 이후 2013년 대법원은 종전의 판례를 변경하여 소극재산만 남은 경우 그 소극재산도 재산분할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변경된 판례에 따르면 부부의 재산 상태를 따져 본 결과 재산분할 청구의 상대방이 그에게 귀속되어야 할 몫보다 더 많은 적극재산을 보유하고 있거나 소극재산의 부담이 더 적은 경우에는 적극재산을 분배하거나 소극재산을 분담하도록 하는 재산분할은 어느 것이나 가능하며, 후자의 경우라고 하여 재산분할청구가 배척될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3. 채무분할 가부의 판단 기준

위 2013년 판결은 소극재산을 분담하도록 하는 재산분할청구가 가능하다고 판시하면서도 “재산분할에 의하여 채무를 분담하게 되면 그로써 채무초과 상태가 되거나 기존의 채무초과 상태가 더욱 악화되는 것과 같은 경우에는 채무부담의 경위, 용처, 채무의 내용과 금액, 혼인생활의 과정, 당사자의 경제적 활동능력과 장래의 전망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채무를 분담하게 할지 여부 및 분담의 방법 등을 정할 것이고, 적극재산을 분할할 때처럼 재산형성에 대한 기여도 등을 중심으로 일률적인 비율을 정하여 당연히 분할 귀속되게 하여야 한다는 취지는 아니”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즉, 당사자의 재산형성에 대한 기여도를 중심으로 일률적인 비율을 정하여 분할 귀속되도록 하고 있는 적극재산의 경우와 달리, 소극재산의 분할은 법원이 제반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채무 분담의 필요성과 그 분담 방법’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소극재산의 분할을 청구하는 경우 재산 형성의 기여도(소극재산의 경우 채무부담의 경위) 뿐만 아니라 보다 다양한 사유를 들어 채무 분담의 필요성을 주장하여야 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사례의 경우 법원이 A의 재산분할청구를 인용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A는 은행 대출금 3천만 원이 생활비를 위해서 빌린 것인 점, A가 경제적 활동을 하고 있지 않는 점 등 제반사정을 들어 채무 분담의 필요성을 잘 주장하여야 할 것입니다.


4. 결론

위 2013년 대법원 판결은 재산분할청구권의 성격에 대하여 대법원의 입장을 정리한 것이기도 합니다.

과거 판결들은 재산분할청구권을 부부 공동의 노력으로 이룩한 재산 중 일부를 분할받을 권리로 보는 반면, 2013년 판결은 부부가 혼인 중 형성한 재산관계를 이혼에 즈음하여 청산하는 것을 본질로 하나, 다만 재산관계의 청산 뿐 아니라 이혼 이후 당사자들의 생활보장에 대한 배려 등 부양적 요소 등도 함께 고려할 대상이 되므로 법원도 이 같은 요소를 고려하여 채무 분담여부를 결정하여야 할 것이라고 합니다.

부부별산제를 시행하는 우리나라에서 부부재산관계의 청산이라는 개념이 채택될 수 있는지는 의문이나, 공동으로 기여한 재산의 분할이나 공동을 위해 사용한 채무의 분할은 그 실질에서 크게 차이가 없는 이상 적극재산 없이 소극재산만 있는 경우의 채무도 분할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Posted by 법무법인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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