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례

부부인 A와 B가 이혼하려고 한다. 이들 부부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태였다. 남편인 A에게는 3천만 원의 빚만 있었고, 부인인 B는 가진 재산이 없었다. 남편인 A는 3천만 원이 가정생활을 영위하기 위하여 은행에서 빌린 돈이라고 주장하면서 그 50%에 해당하는 1천 500만원의 지급을 구하는 재산분할청구를 하려고 한다.  

2. 채무의 분담만을 위한 재산분할청구가 가능할까?

이혼한 부부의 일방이 상대방으로부터 부부 공동의 노력으로 이룩한 재산 중 일부를 분할 받을 권리를 재산분할청구권이라고 합니다(민법 제839조의2).

일반적으로 재산분할청구권은 상대방의 적극재산을 분배 받을 목적으로 행사되기 때문에, 재산분할의 대상도 상대방의 적극재산이 됩니다.

그런데 이혼 당사자 각자가 보유한 적극재산에서 소극재산을 공제하는 등으로 재산 상태를 따져 본 결과 소극재산의 총액이 적극재산의 총액을 초과하는 경우에도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을까요? 사례를 참고하여 봅시다. 부부의 재산을 다 모아도 분할할 재산은커녕 빚만 남아 있다면 A는 빚이라도 B와 분할해서 자신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자 할 것입니다. A의 재산분할청구는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요?

이에 관하여 과거 판례는 부부재산에 소극재산인 채무만이 남은 경우 그 소극재산을 분할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취하였으나, 이후 2013년 대법원은 종전의 판례를 변경하여 소극재산만 남은 경우 그 소극재산도 재산분할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변경된 판례에 따르면 부부의 재산 상태를 따져 본 결과 재산분할 청구의 상대방이 그에게 귀속되어야 할 몫보다 더 많은 적극재산을 보유하고 있거나 소극재산의 부담이 더 적은 경우에는 적극재산을 분배하거나 소극재산을 분담하도록 하는 재산분할은 어느 것이나 가능하며, 후자의 경우라고 하여 재산분할청구가 배척될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3. 채무분할 가부의 판단 기준

위 2013년 판결은 소극재산을 분담하도록 하는 재산분할청구가 가능하다고 판시하면서도 “재산분할에 의하여 채무를 분담하게 되면 그로써 채무초과 상태가 되거나 기존의 채무초과 상태가 더욱 악화되는 것과 같은 경우에는 채무부담의 경위, 용처, 채무의 내용과 금액, 혼인생활의 과정, 당사자의 경제적 활동능력과 장래의 전망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채무를 분담하게 할지 여부 및 분담의 방법 등을 정할 것이고, 적극재산을 분할할 때처럼 재산형성에 대한 기여도 등을 중심으로 일률적인 비율을 정하여 당연히 분할 귀속되게 하여야 한다는 취지는 아니”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즉, 당사자의 재산형성에 대한 기여도를 중심으로 일률적인 비율을 정하여 분할 귀속되도록 하고 있는 적극재산의 경우와 달리, 소극재산의 분할은 법원이 제반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채무 분담의 필요성과 그 분담 방법’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소극재산의 분할을 청구하는 경우 재산 형성의 기여도(소극재산의 경우 채무부담의 경위) 뿐만 아니라 보다 다양한 사유를 들어 채무 분담의 필요성을 주장하여야 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사례의 경우 법원이 A의 재산분할청구를 인용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A는 은행 대출금 3천만 원이 생활비를 위해서 빌린 것인 점, A가 경제적 활동을 하고 있지 않는 점 등 제반사정을 들어 채무 분담의 필요성을 잘 주장하여야 할 것입니다.


4. 결론

위 2013년 대법원 판결은 재산분할청구권의 성격에 대하여 대법원의 입장을 정리한 것이기도 합니다.

과거 판결들은 재산분할청구권을 부부 공동의 노력으로 이룩한 재산 중 일부를 분할받을 권리로 보는 반면, 2013년 판결은 부부가 혼인 중 형성한 재산관계를 이혼에 즈음하여 청산하는 것을 본질로 하나, 다만 재산관계의 청산 뿐 아니라 이혼 이후 당사자들의 생활보장에 대한 배려 등 부양적 요소 등도 함께 고려할 대상이 되므로 법원도 이 같은 요소를 고려하여 채무 분담여부를 결정하여야 할 것이라고 합니다.

부부별산제를 시행하는 우리나라에서 부부재산관계의 청산이라는 개념이 채택될 수 있는지는 의문이나, 공동으로 기여한 재산의 분할이나 공동을 위해 사용한 채무의 분할은 그 실질에서 크게 차이가 없는 이상 적극재산 없이 소극재산만 있는 경우의 채무도 분할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Posted by 법무법인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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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과거에는 남편이 사회생활을 하며 돈을 벌어오고, 아내가 가정살림을 책임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남편이 월급봉투를 전부 아내에게 주고 아내가 가정경제까지 책임지는 경우도 있지만, 어떤 경우에는 남편이 아내에게 일정 생활비만 주고 나머지 수입으로는 재테크까지 담당하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남편이 아내에게 재산내역을 설명해주지 않으면 아내로서는 부부의 공동재산이 어느 정도 되는지조차 알지 못하게 되겠죠. 

반대로 요즘에는 완전히 부부별산제로 살아가는 부부도 많습니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 두 사람이 수입의 일부를 갹출해서 생활비로 쓰고, 나머지 각자 수입은 각자 명의로 관리하는 것이지요. 어떤 경우에는 배우자끼리 서로의 월급여액조차 모르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이런 부부들이 이혼을 하게 되면, 재산분할, 부양료, 양육비 청구 시 상대방 명의의 재산을 몰라 곤란한 사정에 빠지게 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가사소송 과정에서 배우자가 숨긴 재산을 찾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2. 재산명시제도 

가사소송법에 규정된 재산명시제도는 재산분할, 부양료, 미성년 자녀의 양육비 청구사건을 위하여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 상대방에게 재산목록의 제출을 명하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재산분할, 부양료 또는 양육비 청구사건이 가정법원에 진행 중이어야 하고, 상대방의 협조가 이루어지지 않아 상대방 명의의 재산을 파악할 수 없다는 사정이 소명되어야 합니다. 

재산명시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상대방은 법원이 정한 기간 이내에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현재의 재산과 과거 일정 기간(통상 2년) 동안 처분한 재산의 내역을 정리하여 목록을 제출해야 합니다.  

만약 정당한 사유 없이 재산목록의 제출을 거부하거나 거짓된 재산목록을 제출하면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으므로, 어느 정도는 정확한 내역의 재산목록을 받아낼 수 있습니다.  


3. 재산조회제도 

만약 위와 같이 재산명시절차를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이 재산목록의 제출을 거부하거나 제출된 재산목록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될 경우, 당사자는 금융기관 또는 공공기관 등에 상대방의 재산을 조회하도록 신청할 수 있습니다.   

즉 주요 금융기관 등에 상대방 명의의 예금계좌 또는 증권거래계좌 등의 금융거래내역을 조회하고, 국토교통부에 상대방 명의의 부동산이 있는지를 조회할 수 있는 것입니다. 

4. 결어

이혼은 두 사람이 함께 꾸려온 공동재산을 분할하고, 일방이 자녀를 양육할 경우 양육비를 지급하는 것으로 결론이 내려집니다. 따라서 부부가 함께 형성해온 공동재산의 확인이 무엇보다 중요하기도 합니다. 

가정법원은 이러한 이유로 일반 민사법원보다 재산조회신청을 매우 잘 받아들여줍니다.  

따라서 이혼을 원하는 당사자는 이러한 여러 제도를 이용하여 이혼소송 시 재산분할이나 양육비 청구의 근거 자료를 마련할 수 있다고 할 것입니다. 

 

 

Posted by 법무법인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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