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여전히 우리나라는 노인 부양이 사회보다 개인의 책임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자녀 중 누군가가 노부모를 모시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옛날에야 주로 장남이 부모님을 모시는 대신 재산까지 대부분 상속했기에 별다른 다툼이 없었으나, 요즘에는 부모님 봉양을 장남이 꼭 맡아야 한다고 보지도 않고, 상속에서 배제된 다른 형제들의 유류분반환청구도 잦기에 관련 분쟁이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부모님을 모시고 살던 장남이 상속까지 모두 받은 후, 형제들의 유류분반환청구에 대하여 자신의 기여분을 주장할 수 있을까요?

이에 관한 대법원 판시 사안을 살피도록 하겠습니다.

2. 구체적 검토

네 자녀를 둔 한 노부부가 장남 가족과 살며 생전에 자신들의 재산을 모두 처분하여 16,000만 원 가량을 장남에게 주었습니다. 노부부는 그 후 남은 재산 없이 사망하였습니다.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시자, 다른 남매 셋은 장남에게 유류분 반환을 요구했습니다. 아무리 장남이 모시고 살았다고 하더라도 전재산을 다 상속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그러자 장남은 법원에 상속재산분할 심판 및 기여분 심판을 청구했습니다.

그런데 이미 밝혔듯이 노부부는 이미 남은 재산 하나 없이 모든 재산을 현금으로 환산해서 장남에게 물려주고 사망한 상태였습니다.

상속재산이 없는 상태에서 상속재산분할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장남의 상속재산분할청구는 각하되었고, 기여분 청구 역시 상속재산분할청구를 전제로 하므로(민법 1008조의1 4) 이 역시 부적법 각하되었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다른 남매들이 장남을 상대로 유류분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장남은 이 소송에서 자신의 기여분을 유류분에서 공제해야 한다는 항변을 했습니다.

법원의 판단은 어떠했을까요?

3. 유류분반환청구와 기여분의 관계

대법원의 판단은 이러합니다.

"기여분은 상속재산분할의 전제 문제로서의 성격을 가지는 것으로서, 상속인들의 상속분을 일정 부분 보장하기 위하여 피상속인의 재산처분의 자유를 제한하는 유류분과는 서로 관계가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공동상속인 중에 상당한 기간 동거, 간호 그 밖의 방법으로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거나 피상속인의 재산의 유지 또는 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사람이 있을지라도 공동상속인의 협의 또는 가정법원의 심판으로 기여분이 결정되지 않은 이상 유류분반환청구소송에서 자신의 기여분을 주장할 수 없음은 물론이거니와, 설령 공동상속인의 협의 또는 가정법원의 심판으로 기여분이 결정되었다고 하더라도 유류분을 산정함에 있어 기여분을 공제할 수 없고, 기여분으로 인하여 유류분에 부족이 생겼다고 하여 기여분에 대하여 반환을 청구할 수도 없다."

, 부모님을 모시고 살거나 가업을 도와 상속재산을 증가시킨 기여도가 있다고 하더라도, 다른 상속인들의 유류분반환청구에 있어서는 기여분 주장을 전혀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판시 사안에서도, 우선 장남의 재산분할심판청구 및 기여분심판청구가 각하되어 기여분이 인정되지도 않은 상황이었고, 설령 상속재산이 남아 있어 장남의 기여분이 인정되었다고 하더라도 다른 남매들의 유류분반환청구에 있어서는 장남의 기여분 주장은 전혀 고려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결론입니다.

4. 결론

위 대법원 판례에 따라, 장남은 미리 증여받은 16,000만 원에서 2,000만 원씩(= 1.6× 1/4 × 1/2)을 남매 셋에게 주어야 하고, 결국 본인은 1억 원만을 갖게 됩니다.

원래 유류분이란 장남에게 모든 상속재산을 물려주는 관습에서 다른 공동상속인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입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피상속인의 의사를 존중하여 유류분 제도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지요.

향후 유류분 제도가 어떻게 변경될지는 알 수 없으나, 적어도 유류분 청구에 있어서 기여도 주장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만은 확실한 현재의 대법원 태도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Posted by 법무법인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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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는 말

평생을 고생하여 재산을 형성한 부모님으로부터 미리 상속분을 받은 후 효도는커녕 패륜을 저지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부모님 입장에서는 가슴을 칠 노릇이지요.

국회의원 일부가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하여 이른바 불효자 방지법이라는 이름으로 민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현행 민법은 불효자에 대하여 어떻게 규정하고 있기에 불효자 방지법 도입이 필요한 것일까요?  

 

2. 두 가지 경우의 비교

첫 번째 경우입니다.

갑 할아버지와 을 할머니는 딸 넷을 낳은 끝에 아들을 얻었습니다. 평생을 고생하여 마련한 과수원을 비롯하여 모든 재산을 아들에게 미리 물려주었고, 당연히 아들이 자신들을 봉양할 것이라고 기대하였습니다.

그러나 아들은 어려서부터 귀하게만 자라온 터라 부모님으로부터 받는 일에만 익숙했고, 재산을 미리 물려받은 후에는 봉양은커녕 10년이 넘도록 고향에 내려가보지도 않았습니다.

결국 화가 난 갑 할아버지와 을 할머니는 아들을 상대로 과수원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말소하라고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민법 556 1 2호는 부양의무가 있는 자가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증여자는 증여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갑 할아버지 내외는 증여계약을 해제하고 과수원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

그러나 불행히도 민법 556 2항은 이러한 해제권은 해제원인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6개월 내에 행사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민법 558조는 이미 증여계약을 이행한 부분은 해제될 수 없다고 정하고 있구요.

결국 갑 할아버지 내외가 아들이 자신들을 봉양하지 않은지 10년이 지나도록 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이상 과수원은 아들 것으로 남게 됩니다.

 

두 번째 경우입니다.

아들 없이 딸만 둔 병 할아버지와 정 할머니는 평소 자신을 따르던 조카에게 자신들의 노후를 돌보고 사후 제사봉행을 해줄 것을 약속 받고 과수원을 넘겼습니다.

그러나 조카는 과수원을 받은 후에는 병 할아버지 내외를 전혀 찾아보지 않았고, 백내장으로 입원했을 때에도 문병조차 오지 않았습니다. 10년을 참던 병 할아버지 내외는 조카에게 자신들을 돌보지 않을 것이라면 과수원을 돌려달라고 했습니다. 그래도 조카가 자신을 무시하자 갑 할아버지 내외는 조카를 상대로 과수원의 소유권이전등기 말소 청구소송을 냈습니다.

첫 번째 경우와는 조카인지 아들인지만 빼고 모두 같은 사건입니다. 이 경우 결론은 어떨까요?

이 사건에 대해서 우리 법원은, 민법 556 1 2호의 부양의무는 민법 974조에 정한 부양의무, 즉 직계혈족이나 생계를 같이 하는 친족간 부양의무에 관한 것이라고 보아 병 할아버지의 조카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이 경우는 상대방의 부담이 예정된 부담부증여로 민법 561조에 의하여 쌍무계약에 관한 규정이 적용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쌍무계약의 경우, 상대방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한쪽 당사자는 의무이행 최고 후 계약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계약 중 이미 이행된 부분에 대해서도 계약해제와 원상회복을 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병 할아버지 내외는 조카를 상대로 증여계약을 해제하고 과수원의 소유권이전등기말소를 구할 수 있습니다.

 

3. 결어 : 불효자방지법 도입의 필요성

결국 현행 민법에서는 직계비속이 아닌 사람에게 부양을 조건으로 재산을 미리 준 경우에는 재산을 돌려받을 수 있으나, 자녀의 경우에는 불효한지 6개월 내에 계약이 아직 이행되지 않은 부분에 한해서만 돌려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부모님 마음에 자식이 6개월 불효했다고 당장 소송을 할 리 만무하고 이미 이행된 부분을 되돌릴 수 없는 만큼 제대로 재산을 돌려받기도 어렵기에, 효도하겠다고 재산 받아간 자식이 불효해도 부모님으로선 별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결국 현행 민법을 일부 개정해서 불효자 방지법을 마련하고자 하는 의견이 타당하다고 보여지네요.

하지만 무엇보다, 재산 증여 여부를 떠나서 자신을 낳고 돌봐주신 부모님에게 반포지효의 자세를 가지는 것이 맞을 것으로 보입니다

 

 

Posted by 법무법인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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